우리들의 마음도 모두 꽃과 같아서
이 글은 지난 5월, 마더스데이에 SNS에 남겼던 글입니다.
꽃 중에서 튤립을 가장 좋아하는 딸아이의 선택이었으리라 여기며 기쁘고 고마운 마음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꽃병에 꽂아 식탁과 마주 보는 창가에 두었더랬습니다.
식탁에 앉을 때마다 그 단단한 봉오리를 서서히 매일 조금씩 펼쳐 보이는 튤립을 보고 있으니 생명의 신비로움까지 느껴졌습니다.
어느 날 드디어 더 이상 꽃잎이 펼쳐지지 않을 만큼 만개한 튤립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우아하게 속살을 드러낸 꽃잎들이 참 예쁘더라고요.
기다림의 시간 끝에 만난 성숙한 아름다움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러면서 문득 봉오리 시절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처음부터 활짝 피어나는 것 같은 나팔꽃이 생각났어요.
분명 봉오리가 터지는 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봉오리로 머무는 그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보지 못하기에 처음부터 활짝 핀 것처럼 느껴지는 나팔꽃이요.
참 신기하지요?
어떤 꽃은 밤사이에 봉오리에서 만개까지의 과정이 순식간에 일어나 처음부터 화려함을 뽐내기도 하고, 어떤 꽃은 새벽녘에 비밀스럽고 빠르게 활짝 펼쳐져 기쁨을 주기도 하고, 또 어떤 꽃은 매일 조금씩 벌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기다림의 즐거움을 주기도 하니 말이에요.
작은 봉오리라는 준비의 시간을 가지고 저마다의 속도로 세상을 향해 문을 여는 꽃들의 모습이 새삼 다정하고 신비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마음도 모두 꽃과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속도와 방법도 저마다 다르고, 세상을 향해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는 속도와 방법도 저마다 다르고, 때로는 나를 온전히 보아주지 못하는 세상을 만나기도 하지만, 나는 나만의 시간으로 자라나고 있으니까요.
꽃 한 송이를 보고 너무 거창하게 얘기하는 것을 보며 누군가는 억지스럽고 유난스럽다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의 저는 모든 것들에서 무언가 의미를 찾는 재미에 푹 빠져있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을 이렇게 혼자만의 넋두리처럼 늘어놓으며 누군가와 소통하는 즐거움에도요.
당신의 삶은 어떤 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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