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이야기

한번도 그림을 배워본 적 없는 딸아이는 가끔 아무 종이에나 끄적끄적 그림을 그린다. 버려지는 종이 뒷면에도 끄적 끄적...

심심해서 그렸다며 냉장고에 붙여놓고 자기 방으로 올라가버리면 예전의 나는 약간의 전시 기간을 준 뒤에 적당한 기회에 떼어 버리곤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나는 성격에 맞지 않는 호들갑을 떤다. 그러면 딸아이는 "정말 그림 잘 그리는 애들 진짜 많아 엄마!"라고 말하며 자긴 잘 그리는게 아나라고 나를 진정시킨다. 그렇지만 나는 호들갑이 오글거린다는 딸아이의 핀잔도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러면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림을 가르쳤더라면 잠재된 재능이 더 많이 발견되었겠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요즘 심리학과 청소년학에 대한 수업을 들으며 인간의 발달단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서도 배운다. 발달단계에 따른 양육자의 태도와 방식이 인간의 성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각 단계마다 채워져야 하는 욕구가 다르고 그것들이 결핍되었을 때에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양육자로서 부족하고 무지했던 나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아무 탈없이 잘 자라준 세 아이에 대한 고마움이 든다.
나름대로 아픔을 겪으며 극복해 나가며 성장해 준, 또 어쩌면 여전히 싸우며 극복하고 있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대견하다. 예전에 몰랐던 것들을 알아가고 깨닫고 어제보다는 더 좋은 엄마가 될 기회가 주어진 오늘이, 그런 아이들이 있음이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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